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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오브 파이' 박정민 공연사진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벌어지는 일을 '그렇다 치고' 믿을 수만 있다면 드라마, 영화보다 무궁무진하게 뻗어갈 수 있는 게 무대라고 생각해요. 상상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공연을 더 깊이 즐길 수 있죠."
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에서 주인공 파이를 연기하는 박정민은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다.
그에게는 주인공 파이가 벵 바다이야기오락실 골호랑이와 구명보트를 나눠타고 227일간 태평양을 표류한 끝에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과정부터 난관이었다. 게다가 그의 연기 상대는 호랑이 역을 맡은 배우가 아닌 동물을 본뜬 퍼펫이었다.
작품을 숱하게 곱씹고, 반복 연습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작품에 몰입하게 됐다는 그는 그토록 어렵게 싹틔운 믿음이 자신을 '마법 같은 순간'으로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이끌었다고 회고했다.
박정민은 18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제가 눈물이 없는 편이라 '못 우는 배우'로 유명한데, '라이프 오브 파이'는 매 공연 감정이 주체가 안 될 만큼 눈물이 난다"며 "공연하면서 작품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라딘릴게임 '라이프 오브 파이' 박정민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일 개막한 '라이프 오브 파이'는 맨부커상을 받은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같은 소설을 각색한 이안 감독의 영화도 널리 알려져 있다.
작품은 화물선 침몰 사 야마토릴게임 고에서 홀로 살아남은 17살 소년 파이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파이는 '리처드 파커'로 불리는 벵골호랑이, 오랑우탄, 하이에나 등 동물과 함께 표류한 이야기와 동물이 없는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며 어떤 이야기를 선택할지 질문을 던진다.
박정민은 "저도 내년에 나이가 마흔인지라 '첫 번째 이야기가 어떻게 진짜일 사아다쿨 까' 의심했다"며 "연습을 거듭해 얻은 결론은 어떤 쪽이 진실이든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결국 소년의 믿음과 모든 것을 잃었음에도 잘 살고 싶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동물을 본뜬 퍼펫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은 훈련에 가까웠다고 회상했다. 리처드 파커의 경우 퍼페티어 세 사람이 한 조를 이뤄 호랑이의 몸짓이나 울음소리 등을 표현하는데, 박정민은 자신이 '네 번째 퍼페티어'처럼 합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박정민은 "퍼펫에 조금씩 적응하다 보니 말도 없고, 표정도 없는 호랑이를 제가 보고 싶은 대로 볼 수 있게 됐다"며 "제가 겁을 먹으면 호랑이가 사나워 보이고, 마음이 아픈 상태면 호랑이가 처량해 보인다. 제가 호랑이를 제 상태에 맞춰 바라보게 되는 마법 같은 순간이 신기했다"고 설명했다.



'라이프 오브 파이' 연습사진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7년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8년 만에 공연에 출연하는 그는 반복되는 연습을 통해 무대에 대한 두려움도 덜어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동료 배우와 함께 무대를 준비하며 공연에 대한 매력을 다시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편집되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 무서웠고, 잘하지 못할 것이라면 하지 않는 게 낫다는 공포감이 있었다"며 "동료들이 저를 받아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는데 막상 크게 환영받아서 무서웠던 마음이 조금씩 사라졌다"고 돌아봤다.
"무대에서 관객은 보이지 않게 저희끼리 눈빛을 교환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럴 때 격앙되는 순간을 맞이하기도 해요. 동료들을 믿고 연기하면 내가 두려워할 일이 없겠다는 믿음도 생겼죠."



'라이프 오브 파이' 박정민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영화 출연과 출판사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박정민은 내년까지 이어지는 공연에서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살면서 처음 목 관리를 받을 정도로 감정과 대사 표현에 힘을 들이고 있다는 그는 작품 속에서 인물이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을 생생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좋을 때는 좋고, 절망스러울 땐 최선을 다해 슬퍼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런 제 노력이 떳떳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내일은 더 나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다짐하고 있습니다."



배우 박정민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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