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팔다가 희생된 소년 김성연배움 향한 걸음이 끝내 비극으로

1925년 겨울, 배움을 이어가고 싶어 상경한 13세 소년이 참혹한 죽음으로 생을 마감했다. 낮에 공부하고 밤에는 거리에서 만두를 팔다가 피살된 그 슬픈 이야기가 동아일보에 실렸다. 그 가슴 아픈 사연을 찾아가 보자.

“지난 12월 4일 오전 11시경에 시내 천연동 117번지 맹아학교 뒷산 숲속에서 죽은 지 10시간 가량되는 소년 남자가 죽어 넘어진 것을 부근을 순찰하던 경관이 발견하여 관할 서대문 경찰서에서는 대호(大戶) 사법계 주임 이하 수 명의 형사를 데리고 모바일바다이야기 현장에 출장하여 조사한 결과, 시체가 놓인 곳에서 약 15간(間)을 격한 곳에 피해자의 모자, 구쓰(구두), 빵 상자 등이 놓여 있고 시체에는 여러 곳에 피가 묻어 타살의 혐의가 있어서 동일 오후 1시경에는 경성지방법원 복전(福田) 검사가 2명의 국원을 데리고 현장에 출장하여 검시하는 동시에 시체를 시내 서소문정 전중환(田中丸) 병원에 의뢰하여 해부한 결과 바다이야기디시 타살이 분명하므로, 더욱 관할 서대문 경찰서에서는 서원 총출동으로 범인 수색에 한층 활동을 하여 5일 오전 2시경에 시내 송월동 5번지 토굴에서 뱀(蛇)잡이로 업을 삼는 양순돌(梁順乭, 26)이라는 자를 옥천동 서호정 부근에서 체포하여 취조한 결과 그가 진범으로 판명되어 계속 취조 중이라는데, 살해를 당한 소년은 본적을 경북 대구부 금정 2정목 156번지 바다신2릴게임 에 둔 김성연(金聖淵, 13)으로 지난달 초순 경에 고학(苦學)의 목적으로 경성에 올라와 시내 서대문정에 있는 한성(漢城)강습소에 입학한 후 학자(學資)를 얻고자 시내 공자동 75번지 고학생 ‘갈돕회’에 입회해 가지고 밤에는 빵을 팔러 다니던 바, 3일 밤에도 빵을 팔러 나왔다가 12시쯤하여 송월동 부근을 지나다가 양순돌이란 자를 만나 빵 7개를 팔고 그 바다이야기#릴게임 대금을 주지 않으므로 그는 질책을 한 바, 양순돌은 대금을 준다고 산 숲으로 끌고 올라가 그와 같이 교살(絞殺·목을 졸라 죽임)을 한 것이라는데, 양순돌은 전과 2범으로 그가 있는 토굴에는 뱀잡이로 업을 삼는 사나운 자들이 8~9명이 되므로 서대문 경찰서에서 그자들도 이 사건에 관례나 없는가 하여 계속 활동 중이라는데, 피살 소년 김성연은 갈돕회에서도 칭찬 백경게임랜드 을 듣던 소년으로 공부도 잘하였다는 바 그 시체는 고학생 갈돕회와 한성강습소에서 매장하기로 방금 수속 중이라더라.” (1925년 12월 6일자 동아일보)
며칠 후 동아일보는 이 소년이 어떠한 사연을 가지고 경성까지 올라와 이런 참혹한 죽음을 당했는지를 설명했다. “지난 4일 경성 천연동 맹아학교 뒷산에서 만두 7개 까닭으로 참혹하게 피살된 대구 출생 김성연이란 소년은 과연 어떠한 가정을 두었으며 어떻게 되어 13살의 어린 소년으로 멀리 경성에까지 고학의 길을 떠나서 험하고 쓰린 세상의 물결에 배움을 위하여 헤매다가 마침내는 비명의 참사까지 당하였는지, 꽃으로 말하면 간신히 봉오리가 맺인 것 같은 어린 그의 과거에는 참으로 애처로운 애화의 가지가지가 있었다 한다. 그의 친부는 김정묵(金定默, 43)이요 친모는 손씨(孫氏, 40)인데 그는 맏아들로서 아래로 7살과 4살 된 누이 2명이 있고 지난 봄에 낳은 젖먹이 아우가 있으며, 본시 상주 어느 촌에 살다가 대구에 오기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이라 한다. 방금 금정 2정목 156번지에서 그의 친모 손씨가 어린 자식을 데리고 남의 집 구석방 한 간을 빌어 조석은 이집 저집 뜨내기 일을 하여 먹는 듯 굶는 듯하며 잠만 얻어 자는 형편이라 한다. 그런데 상주의 촌으로부터 대구에 오게 되기는 친부 김정묵이가 있는 가산을 탕진하고 6~7년 전부터 대구에서 돌아다니며 처자는 조금도 돌보지 않고 방랑 생활을 하고 있으므로, 고향에서는 더 부지(扶持)할 수 없게 된 까닭인데 모자가 업고 안고 정든 고향을 떠나 생소한 대구 땅에 발을 들여 놓고 보니, 찾아온 아비는 여전히 돌보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지난 7월부터는 대구 남산정 667번지에 손란사(孫蘭史)란 첩까지 두고 불쌍한 이 모자의 정경을 조금도 돌아보지 아니 하였었다는데, 이렇게 구차한 가정에서 이러한 아비 밑에서 자라난 어린 성연은 남과 같이 배우고자 작년 봄에 대구 수창공립보통학교에 입학하여 친모가 남의 집 뜨내기 품팔이로 간신히 얻어다 주는 밥으로 입에 풀칠을 할 때도 있었고 못 할 때도 있어, 굶주리고 떨고 그렁저렁 지내오다가 악착한 세상이 그 생활도 계속하지 못하게 하였던지 지난 10월경에 이르러는 아비로부터 학교를 그만두고 어느 공장 직공이나 되어 벌이를 하려 하므로, 어린 마음에도 아비가 있는 대구에서는 고학도 못 하겠다 하여 다니던 학교의 재학 증명서를 맡아 가지고 가만히 친모에게만 고한 후 눈물로써 떠남을 아뢰고 낯설은 서울을 향하여 노자(路資) 한 푼 없이 분연히 고학의 길을 떠났던 것이라 한다.” (1925년 12월 11일자 동아일보)



[송종훈의 근대뉴스 오디세이] 13살 고학생의 슬픈 이야기


다음날 12월 12일 동아일보에 고학의 길을 떠난 김성연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얻어 먹고 얻어 자며 약한 다리로 간신히 걸어서 경북 김천(金泉) 살던 사촌 누이 집까지는 갔으나 다시 더 걸어갈 힘이 없어서 누이에게 서울까지 갈 여비를 청한 즉 그 누이도 또한 가난하기 짝이 없으므로 구하지 못하고, 자기의 입었던 치마로써 만들어 준 겹옷 한 벌을 얻어 입고 김천군 내 유지를 찾아보고 기막히는 사정을 이야기하여 한 푼 두 푼 모인 돈이 7원 여에 달하였으므로 그 돈으로써 경성을 올라가게 되었던 것이라 하며, 김천에서 그 돈을 가지고 차를 타러 정거장에 나가는 도중에서 강도와는 무슨 업원(業寃)이 있었는지 어떤 강도 한 명이 나타나 돈을 빼앗으려 할 때 마침 지나가던 순사를 만나 무사히 된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이어 천만뜻밖에 아들에 관한 흉보(凶報)를 들은 부모의 이야기가 실린다. “한편으로 그의 모친은 남다른 처지에 있는 사랑하는 맏아들을 천 리 밖에 보내고 주소(晝宵·밤낮)로 걱정으로 아들의 성공을 빌고 나오던 중, 지난 7일에야 이웃 사람이 동아일보를 보고 애자(愛子)의 끔찍한 소식을 전하여 비로소 그의 참혹한 객사(客死)를 참이냐 거짓이냐 미쳐서 날뛰며 그래도 남편이요 아비인 김정묵을 첩의 집으로 찾아가서 ‘이 일을 어쩌면 좋으냐’함에 첩과 둘이 이구동성으로 ‘애- 그 놈 잘 죽었다’는 인륜의 칼날이 용서치 못할 말을 하였다 한다. 이 꼴을 보고 오히려 핀잔을 듣고 나온 손씨는 자식의 시체나 찾으러 가고자 하였으나 여비를 구할 길이 없어 울며 불며 돌아다니다가 8일 저녁에는 할 수 없이 다시 그 남편이나마 찾아가서 ‘나를 서울까지 가게 해 달라’고 애원을 함에 김정묵은 오히려 ‘이 년, 저 년’하며 머리채를 쥐어 뜯고 때리기까지 하였다는데, 이때 그 일을 알게 된 이웃 사람들과 부근 청년들이 모여 들어 김정묵을 꾸짖고 세간을 저당하여 약간의 여비를 손씨에게 장만해 주게 되어 9일 밤 11시 차로 손씨는 경성으로 향하였다. 손씨는 상경 즉일(卽日)로 10일 아침에 젖 끝에 달린 어린아이의 춥다고 우는 것을 달래가며 비애가 가득한 태도로 동아일보사를 방문하고 자기의 기막히는 사정을 하소하되, ‘나는 내 어린 자식을 멀리 보내고 일기만 조금 추워도 그 안위(安危)를 근심하던 중에, 뜻밖에 동아일보를 보고 그같은 사실을 안 후에는 어찌할 바를 몰랐었습니다. 그렇게 참혹히 죽은 자식의 시체나 만나보고 매장을 어떻게나 하였는지 그것이나 알고 내려 가려고 없는 돈에 여비를 가까스로 변통해 가지고 올라왔습니다. 그 애의 아버지 김정묵은 전에는 학비도 해 주고 퍽 귀여워했으나 지금으로부터 약 5달 전에 대구 기생 손모(孫某)라 하는 퇴기(退妓)와 살림을 시작한 뒤로부터는 나도 돌아보지 않고 자식의 학비도 당해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애는 그같이 무서운 고생을 해 가며 공부를 하려고 애를 쓰다가 그 꼴이 되었구료’하며 눈물을 머금는데 동일 오전으로 손씨는 효자동 고학생 ‘갈돕회’로 찾아 갔다. 그 아비 김정묵은 말하기를, ‘모든 것이 다 아비의 죄입니다. 시체는 이미 토장(土葬, 땅에 묻는 장례)을 하였지만 그 보기 싫은 것을 세상에 남겨두고 싶지 않으므로 수속을 밟아 화장을 하고자 합니다’하며 울먹거릴 뿐이더라.” (1925년 12월 12일자 동아일보) 기자 admin@slot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