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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문 l 잉빌 H. 리스회이 지음, 손화수 옮김, 다산책방, 1만7000원


12월이 되자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 입구에 크리스마스트리(이하 트리)가 설치됐다. 하원길에 반짝이는 트리를 넋 놓고 바라보던 딸이 불쑥 말했다. “아빠, 집에 트리가 있으면 좋겠어.”
“왜 트리가 갖고 싶어?”라고 되물으니 눈을 반짝이며 딸이 말했다. “너무 예뻐.”
전나무(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푸른빛과 오너먼트 장식의 붉은빛이 보색을 이루는 크리스마스트리는 지나는 모두의 시선을 확 당 손오공게임 긴다. 어떤 곳에 있어도 그 장소를 설렘과 싱그러움으로 가득 채우는 트리는 그래서 어린이를 닮았다. 보는 사람의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것까지도 꼭 같다.
저소득층, 알코올 중독자, 이민자가 많이 사는 동네 노르웨이 오슬로의 퇴위엔(Tøyen)은 가난과 범죄로 위험한 동네라는 낙인이 찍힌 곳이다. 오슬로 출신 소설가 잉빌 H. 리스회이(In 황금성오락실 gvild H. Rishøi)의 소설 ‘별의 문’(Stargate·스타게이트)은 무채색의 퇴위엔에 살고 있는 열살 소녀 ‘로냐’의 이야기다.
언니 멜리사와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와 함께 사는 로냐의 집은 텅 빈 냉장고처럼 차갑다. 로냐의 이번 겨울 꿈은 집에 트리를 장만해 언니와 함께 전깃불을 밝히는 것이다. 학교 수위 아저씨가 트리 가게 릴게임가입머니 일자리를 아버지에게 소개해 주면서 로냐는 ‘트리를 가질 수 있겠다’는 꿈을 꾸지만, 아버지는 술집에 갔다가 소란에 휘말리고 일자리를 잃어버린다.
선금을 받아 술을 마셔버린 아버지 대신 멜리사 언니는 캄캄한 새벽마다 트리 가게에 일을 나간다. 눅눅한 전나무의 가시는 보기와 달리 날카롭다. 장갑을 껴도 살갗을 파고든다. 더 많은 트리와 장식을 바다이야기합법 팔기 위해 로냐는 언니를 돕고 나선다. 가질 수 없는 트리를 팔아야 하는 로냐의 현실은 자본주의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지만, 세상은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는다. 트리 가게 악덕 상사 에릭센은 로냐 자매를 신고하고, 아동보호시설에 보내겠다고 윽박지른다.
그래도 로냐는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다. 아버지가 중독을 극복하고 예전처럼 다정해지기를 야마토릴게임 , 오두막에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 그곳에서 멜리사 언니와 트리를 장식하는 꿈을 계속 꾼다. 소설의 제목이 아빠가 찾던 술집 이름(스타게이트)에서 따온 것은 조금 낯설지만 조금 곱씹다 보면 끄덕할 수 있다. 사랑하는 아빠를 되찾으려면 아빠가 간 길을 따라가야 하므로. 로냐는 아빠를 ‘별의 문’에서 데려올 수 있을까.
이재호 기자 p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