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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서부 브르타뉴반도 소도시인 브레스트는 프랑스 해군의 ‘눈’과 ‘귀’를 동시에 길러낸다. 프랑스 최대 방산기업인 탈레스가 1963년부터 터를 잡았다. 프랑스 정부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전시 경제’를 선언하면서 지금 이곳은 프랑스 해상 방위의 심장부이자 군(軍)과 산업이 맞물린 거대한 실험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영국과 공동 개발 중인 ‘자율 해상 기뢰대응체계(MMCM)’는 미국·중국조차 아직 실현하지 못한 세계 최초의 기술이다. 지난달 현지에서 만난 에마뉘엘 미쇼 탈레스 잠수함·수상함 담당 부사장은 “우리가 만드는 것은 단순 무인 장비가 아니라 모바일야마토 스스로 감지하고 판단하는 전장의 ‘신경망’”이라며 “각 센서를 하나의 지능형 체계로 통합해 인간의 개입 없이도 작동하는 방위 플랫폼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더 스마트해진 탈레스 ‘AI 소나’



바다이야기슬롯 탈레스 실험동은 해안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건물에 들어서자 3m 크기의 노란색 소나 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이 장비는 수십 ㎞ 떨어진 잠수함의 미세한 진동까지 찾아내는 장거리 저주파 예인 소나(음향탐지기) ‘캡타스(CAPTAS)’다.
저주파 대역은 수중에서 멀리까지 도달하지만 수온층·난반사·잡음으로 신호가 심하게 왜곡된다. 바다이야기비밀코드 탈레스는 이 난제를 인공지능(AI) 기반 신호 학습과 잡음 제거, 표적 예측 알고리즘으로 해결했다. 최대 60㎞ 떨어진 잠수함까지 탐지하며 360도 전방위 커버리지를 제공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잠전의 핵심 장비로 꼽혀 17개국 해군이 도입했고, 최근 5년 새 생산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점점 더 은밀해지는 최신 잠수함을 잡아내기 위해 야마토게임장 AI가 소나의 감지 신호를 학습하고, 수중 잡음을 걸러내며 표적의 움직임을 스스로 예측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예인 소나는 MMCM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무인수상정(USV)이 캡타스 소나로 해저를 스캔해 기뢰 의심 신호를 포착하면 AI 앱이 이를 실시간 판독해 ‘탐지-분석-공유-제거’가 하나의 회로처럼 이어지는 자율 체계 구조를 황금성게임랜드 만들 수 있다. 캡타스 소나를 중심으로 수중 센서망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하려는 시도다. 연결된 센서들이 ‘집단 지능’으로 전장을 지배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미쇼 부사장은 “소나, 레이더, 전술 통신, 전자전 장비가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비로소 ‘정보 우위’(information superiority)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새로운 전장의 결정적 무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해저부터 우주까지 네트워크 무기화



해상 전장을 브레스트가 담당한다면 그 상위에서 정보를 조립하는 ‘두뇌’는 프랑스 파리 인근 리무르 지역에 있다. 리무르의 레이더·지휘통제(C2) 시험동은 여러 도메인 데이터를 흡수해 정렬하는 연산 공간에 가까웠다. 수중·지상·공중 센서 신호가 이곳에서 하나의 전장 데이터로 합성됐고, 이를 검증하는 알고리즘 시험이 실시간으로 이뤄졌다. 현장 연구진은 “앞으로의 전투력은 이질적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통합하는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리무르에서 생산하는 차세대 방공 센서들은 프랑스식 전장 재편이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탈레스는 장거리 경보·전술 방공·중장거리 방공 체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단거리-중거리-장거리’ 레이어를 통합하고 있다. 탈레스 관계자는 “전장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다시 짜는 작업이 시작됐고, 리무르는 그 변화를 실제 장비로 구현하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프랑스 정부가 전시 경제를 선언하자 이 같은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현장의 증언이다. 이 같은 전환의 동력은 프랑스가 비교적 일찍 확보한 센서 기술 기반과 국방 AI 역량에서 나온다는 평가다. 프랑스는 소나, 레이더, 전자전, 전술 통신 등 주요 전장 센서를 자국에서 자체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유럽 국가로 꼽힌다.
프랑스 국방혁신청(AID)과 국방조달청(DGA)은 2022년 이후 민간 AI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체계를 도입해 위성·영상·신호 분석 등 분야에서 민간 연구팀이 군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민간이 개발한 AI 모델도 군의 센서와 지휘망에 안전하게 연동될 수 있도록 국방부가 ‘국방 클라우드’ 기반 연산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데이터 표준·암호화·접근 규정을 정비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브레스트·리무르=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