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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에 설치된 인천 깃대종 안내판. 저 멀리 영종대교가 보인다. 뉴스1 ⓒ News1 유준상 기자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관로를 통해 준설토가 유입돼 쌓이는데 이렇게 쓰레기와 폐기물이 섞여 들어온 적은 처음이다. 기름과 쓰레기가 뒤엉킨 최악의 토사가 들어오고 있어 생태계가 우려된다."
머리 위로 공항철도 열차가 내달리는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지난 25일 이곳에서 만난 홍소산 영종환경연합 대표는 현장 곳곳의 광경에 한숨을 쉬어댔다. 홍 대표는 2005년부터 영종 바다이야기게임2 도에 정착해 살면서 20년간 지역 생물의 다양성과 갯벌 보호에 매진해 온 환경운동가다.
홍 대표를 따라나선 제1 준설토 투기장 현장에는 굵직한 관로가 길게 뻗어 있고 끝자락엔 기둥이 우뚝 서 있었다. 인천의 해안가에 배가 잘 드나들 수 있도록 항만이나 하천 바닥에서 파낸 준설토를 공유수면으로 가져와 관로를 통해 흩어 매립하는 것이다.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이곳은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이자 인천의 깃대종인 흰발농게의 서식지다. '멸종위기종을 보호하자'는 안내판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어떠한 보호 활동 행적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영종도 갯벌은 흰발농게의 최대 서식지다.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에 각종 산업 폐기물들이 릴게임예시 널려 있다. 뉴스1 ⓒ News1 유준상 기자


토사만 쌓여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질퍽한 흙과 뒤섞인 쓰레기들로 가득했다. 공사 폐기물, 기름통을 비롯해 플라스틱 세제 용기, 음료수 캔 등 생활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어떤 쓰레기들은 반쯤 파묻혀 토사와 함께 진흙 속으로 삼켜질 듯 위태로웠 릴게임5만 다.
홍 대표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인부들이 쓰레기를 잘 치우지도 않을뿐더러 유입되는 준설토 양이 엄청나 금방 잠겨버리니 흰발농게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다"며 "최근엔 아라뱃길에서 들어오는 거로 알고 있는데, 정부가 하는 사업인데도 관리가 부실해 난감하다"고 했다.



바다이야기고래출현 음료수 캔 등 생활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다. 어떤 쓰레기들은 반쯤 파묻혀 토사와 함께 진흙 속으로 삼켜질 듯 위태롭다. 뉴스1 ⓒ News1 유준상 기자


해양수산부는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약 100만 평 부지를 '해양 복합관광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제1 준설토 투기장에 골프장인 한상드림아일랜드 36홀 골프장을 구축했다. 준설 작업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관리한다.
문제는 준설토 투기장 조성과 개발사업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면서 생태 환경을 해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영종도에는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와 수리부엉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흰발농게, 해양 보호 생물인 흰이빨참갯지렁이 등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특히 제2 준설토 투기장은 천연기념물인 저어새 등 조류의 서식지인 갯벌과 습지 지역을 매립하는 것이어서, 철새들의 서식지 파괴와 생태계 단절 우려가 크다. 해수부가 이에 대응해 쓰레기를 수거하고 습지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에서 관로를 통해 토사가 유입되고 있다. 뉴스1 ⓒ News1 유준상 기자


홍 대표는 "준설토 투기장 조성 작업으로 녹슨 배관과 쓰레기가 들어오고 물이 침수되면 생태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특히 준설토 안에는 멸종위기 새들이 많이 사는데 공사로 새끼도 못 낳고 이리저리 쫓겨 다닌다"고 토로했다.
2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검은머리갈매기의 경우 전 세계 번식 개체 10%에 달하는 2900여 마리가 해마다 우리나라에서 알을 낳는다. 안정적인 서식지를 찾지 못해 여러 차례 번식지를 옮겨 다니다가 올해는 영종도 매립지에서 알을 낳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2 준설토 투기장 인근 바위인 수하암 부근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저어새 56마리가 서식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수하암에서 저어새가 번식을 확인한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수하암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저어새 떼 (영종환경연합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준설토로 쌓아 올려진 둑방을 따라 멸종위기 조류 서식지인 제2 준설토 투기장으로 이동했다. 홍 대표는 "검은머리물떼새 같은 경우 이런 둑방 길에 알을 낳기도 한다. 덤프트럭이나 화물차들이 무신경하게 밟고 지나간다"고 말했다.
안개가 자욱한 416만㎡ 규모의 갯벌을 준설토 둑방이 끝없이 둘렀다. 대부도, 강화도, 경인항 등지에서 들어온 퇴적물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다. 골프장이 건설된 맞은편 제1 준설토 투기장은 '인천 중구 중산동'으로 분류되지만, 이곳은 아직 공유수면이라 지번이 없다.
이곳에도 높게 쌓인 쓰레기 더미가 발견된다. 홍 대표는 "환경연합 활동으로 갯벌에서 건진 쓰레기들이다"며 "원래는 저장 창고가 있어야 하고 수거를 해 가야 이곳에 2주 넘게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국에서 개발 논리에만 매몰되지 말고 생태계에 대한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 멀리 '영종저어도'가 보인다. 저어새들이 2018년을 끝으로 번식 소식을 가져다주지 못하자, 인천해양수산청이 이듬해인 2019년 저어새가 알을 낳도록 대체 서식지로 인공섬을 조성한 것이다. 개발로 새를 내몰고, 그 바로 옆에 다시 둥지를 지어주려는 모습이 어딘가 씁쓸한 아이러니다.
yoojoonsang@news1.kr